2013/08/09 00:26

20130808 로버트 카파 전시전 후기

1. 공간이 굉장히 협소했다. 그 때문인지 사진 DP도 여백이 없고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하나의 사진에 집중하고 오래 보기 굉장히 힘들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영상을 상영하는 공간이 사진이 있는 공간과 전혀 분리가 되지 않아 번잡스러웠다.

2. 사람이 너무 번잡하게 몰렸다. 아마 1 때문이겠지만, 정말 번잡했음.
사람이 여기저기 섞이기도 하고, 사진을 오래 감상하기 힘들 정도로 꾸역꾸역 들어왔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랬으니 주말은 더 하겠지.

3. 중간중간 써 있는 글이나 설명들의 번역 퀄리티가 안 좋았다.
가끔은 번역기를 돌린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엉망이라는 느낌도 받았고.

4. 이미지를 가이드 없이 (나는 사진에 있어서 포토그래퍼 본인이 아닌 사람의 설명을 듣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5에 나오겠지만 공부를 하고 간다면 더.

5. 사실 사진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적혀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
스페인 시민전쟁사와 2차 세계대전사, 흑은 사진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하거나 덕질을 한다면 표면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사진에 담긴 상황이나 맥락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니면 그런 덕후와 함께 가도 좋을 것 같고.

6.
사진을 찍을 것 같은, 혹은 실제로 카메라를 든 사람도 많았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찍새'의 상, 그러니까 장비병, 필름병, 매그넘병에 모두 걸린, 의 스테레오타입들이 꽤 많은 것 같았다.
아마도 로버트 카파의 네임밸류, 그리고 그가 매그넘 사진가라서 사람이 더 몰린게 아닐까 싶다.
필름카메라를 썼으니 더욱.

7. 6에서 이야기한것처럼, 만약 그가 매그넘 포토그래퍼가 아니었다면 그 만큼의 인기는 없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아마 그 '찍새' 들은 집에 가서 블로그나 SLR 클럽 같은데에 "로버트 카파 사진전 다녀옴. 오 역시 카파 존나 짱임ㅠㅠ" 이런걸 후기랍시고 남길 지는 더 모르는 일이지.
당분간 SLR 클럽 같은데에는 안 들어가는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8. 거기에 카파가 쓰던 카메라의 모형들, 롤라이플렉스 TLR(이안리플렉스)와 콘탁스 54 RF 카메라가 있었는데,
그거 보고 "와 저런거 사고싶다!" 라던가, 혹은 실제로 사는 사람이 있을지는 더더욱 모르는 일이지.

9. 확실히 로버트 카파는 "와 카파 존나 개쩐다!" 수준의 포토그래퍼는 아니라는 것.
아니 애초에 카파건 브레송이건 덮어놓고 물고 핥고 빨고 하는건 그냥 망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10. 물론 카파의 사진이 구리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확실히 훌륭하고 멋있는 포토그래퍼임은 부정할 수 없다.
만약 당신이 로버트 카파를 만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필요한 것은 조금의 인내심이다.
조금만 인내를 가지고 짜증을 참아낼 수 있다면 "그래도 돈 값은 하더라."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1. 돈이나 시간이 없다거나 등 여러가지 이유로 전시전에 안/못 가는 상황이라면, 혹은 다녀와서 그의 사진을 한번 더 보고 싶다면
http://www.magnumphotos.com/ 여기서 카파의 사진을 보는 방법도 있다.
모니터가 크다면 전시에서보다 큰 사이즈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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